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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관계자는 "북한이 해안포를 발사하려는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고 대비하고 있었다"면서 "(23일) 미상의 음원을 청취하는 등 여러 수단으로 수 발을 발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군은 김 위원장 동선을 비롯해 다른 정보들을 모아 창린도 해안포 활동 분석에 들어갔고, 25일 오전 북한 매체에서 김 위원장이 사격지도를 했다고 보도하자 창린도 해안포 사격으로 최종 확인해 발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26일에야 발사 시점을 23일로 특정한 것은 북한 눈치를 보거나 파장을 축소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23일은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을 일으킨 지 9주년 되는 날이고,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이틀 앞둔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오히려 가능한 한 신속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북한 측에 대응했다고 주장한다. 23일 최초 음원 정보 확인 후 하루 반 만에 북한 해안포 발사와 9·19 군사 합의 위반을 판단해 26일 북한 측에 항의문을 보낸 절차가 과거보다 늦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일각에서 말하는 지연이라든가, 이런 것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우리 군과 정보당국이 정상적인 정보 분석 절차를 따랐다 하더라도 북한 해안포에 대한 정보 분석 체계에는 우려가 남는다. 북한은 북방한계선(NLL)과 접한 장산곶, 옹진반도 등에 해안포 1000여 문을 배치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쏜 것으로 추정되는 76.2㎜는 사정거리가 12㎞로 짧아 포물선을 그리지 않고 몇 초 만에 남한을 타격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군 레이더로 식별해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정찰위성이나 감시정찰기 등 첨단 감사자산을 활용해 해안포가 갱도 진지에서 나오는 순간을 포착해야 한다. 이런 자산이 없는 우리 군은 음원 정보, 즉 포성을 기반으로 분석하거나 미군 정찰자산 정보를 공유받아야 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대응에 한계가 있다. 다만 예정대로 올해 말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4대가 도입된다면 북한 해안포와 장사정포 진지에 대해 실시간 감시가 가능해진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 복귀를 미룬 채 군사적 도발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한미가 연합훈련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 해안포 사격에 대해 "북한이 더는 남북 군사 합의를 존중할 의사가 없다는 의미일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6일 보도했다. 9·19 남북 군사 합의 당시 유엔군사령관으로 근무한 브룩스 전 사령관은 VOA와 인터뷰하면서 이번 북한 해안포 사격을 9·19 남북 군사 합의 위반으로 규정하고 "향후 더 많은 합의를 깰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한미가 연합훈련 중단으로 (외교적) 공간을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북한은 원산 전투비행술경기대회에 이어 해안포 사격으로 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 2∼3월께 연합훈련 실시를 통해 직접 대응해야 한다"며 한미 당국이 훈련 재개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한미 국방 당국은 이달 중 예정된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한다고 지난 17일 발표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 기간에 양자 회담을 열고, 이달로 예정된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한미는 연례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훈련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는데 북한이 이마저 반발하자 한미가 아예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한미는 아직 연합훈련 재개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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